미니멀라이프

삶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게 해 준 미니멀라이프

모니카14 2020. 4. 27. 12:40

아이를 둘 낳고 계획과는 다르게 남편의 회사가 바빠져서 독박육아를 하게 되었다.

나는 하던 일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어 일을 그만두면서 경제적 어려움은 커졌다.

아이의 출산과 이사로 필요한 비용은 늘어났는데 수입은 줄어들고 혼자 하는 육아가 너무나 힘들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도 하루종일 집안일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스트레스 해소는 야식으로 해결하다보니 돈은 더 없고 살이 찌기 시작했다.

간혹 아이 엄마들이 다이어트 전후 사진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다이어트 전 사진을 찍는 것을 공감하기 어려운 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더 이상 이렇게 살다가 몸은 망가지고 돈은 없고, 우울증은 심각해 질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르며 대안을 생각해 보았다. 그것이 미니멀라이프였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인터넷 장보기 어플을 쿠팡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삭제하였다. 그리고 물건을 쟁이는 대신 필요한 물건은 운동삼아 아이들과 장을 보러 간다. 밖에 나간 김에 아이들과 산책을 하고 돌아온다.

집안에 물건이 쌓이지 않으면서 처음으로 텅빈 수잡공간을 마주하게 되었다. 냉장고가 비워지자 오히려 고민없이 집 안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조리시간과 청소시간이 단축되며 나는 아이들과 산책을 더 자주 나가게 되었다.

아이들과 산책을 다녀오면 아이들도 피곤하지만 나도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요즘 우리 가족들은 밤 9시 30분 이전에 잠이 든다. 아이들도 피곤하지만 나도 너무 피곤하다.

따로 아침형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선순환을 겪고 있다.

 

산책을 하면서 아이들과 자연스레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아름다움도 보며 이야기를 나눌 거리가 생겨서 너무 좋다.

미니멀라이프를 하기 전에는 아이들과 키즈카페를 가고 외식을 하는 패턴으로 아이들과 놀이를 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라면이나 빵, 사탕류를 먹이고 아이들은 집에 와서 밥을 적게 먹고 지갑은 가벼워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에 돌아와도 항상 지저분한 집과 마주하며 나에게 집은 휴식의 공간이 아니었다.

 

지금은 아이들과 자연을 보고 준비해온 물을 마시고 집에 돌아와 밥을 먹다보니 아이들이 예전보다 간식도 적게 먹고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미니멀라이프를 한다고 해서 나의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나는 육아로 고단하고 아이들을 놔두고 언제 쯤 일을 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

그리고 매달 쪼들리는 생활비로 몸과 마음은 고단하다.

하지만 조금 더 일찍 미니멀라이프를 알았다면 좋았을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확실한건 미니멀라이프는 시간과 공간, 물질적인 이익을 남긴다.

이것으로 나와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시간으로 사용하고 싶다.